김태희 칼국수는 무엇보다 커다란 그릇에 나오는 푸짐한 그 양에 먼저 놀라게 된다. 걸쭉한 국물을 꾹꾹 눌러 담은 다음, 보기좋은 양념간장을 보태면 쫄깃쫄깃한 칼국수 맛에 반하게 된다. 또하나의 매력은 김치다. 아주 튼튼하게도 익었다. 와삭와삭 소리가 날만큼 건강하게 잘 익은 느낌, 씹힘 곳곳에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. 좋은 배추가 좋은 양념을 만나 좋은 손맛으로 담궈진 매혹적인 삭힘이 순순히 살아있는 김치다. 깍두기도 마찬가지이다. 송송 썬 묵은지와 오동통한 물오징어, 먹기 좋게 썬 양파와 당근, 땡초를 넣은 파전 또한 별미이다. 번듯하지도 그리 깨끗하지도 않지만, 정감어린 무엇이 느껴지는 집이다.